가을 다가오는날 점심

점심
도시락
오늘도 너를 위해 준비한 점심 도시락

🍱 오늘도 너를 위해 준비한 점심 도시락

아침 공기가 제법 선선하다 싶더니, 벌써 가을이 성큼 와부렀더라. 창문을 반쯤 열고, 부엌으로 내려가 딸아이 도시락을 준비하기 시작했지.

“아빠, 오늘도 바빠요. 점심시간에 잠깐 밖에 못 나가요.”

며칠 전 딸아이가 푸근하게 웃으면서 했던 말이 마음에 맴돌았어. 밖에 나가 밥 챙기기도 바쁜 녀석인데, 그 짧은 점심시간이라도 든든하게, 따뜻하게 보내게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 아니겠냐.

오늘 도시락은 조금 알록달록하게, 입맛도 돌게끔 준비해봤어.

🥗 새우야채볶음

통통한 새우에 파프리카랑 양파, 애호박까지 넣고 살짝 매콤하게 볶아냈지. 고소하게 참깨도 솔솔 뿌려주고.

딸이 색감 예쁘다고 좋아할 거 같아서, 일부러 빨강, 노랑 파프리카 골라 넣었지.

한 입 먹으면 새우의 탱탱한 식감이랑 아삭한 채소가 입안에서 어우러질 거여.

🍛 부드러운 카레

어제 저녁 먹고 남은 소고기 감자 카레, 아침에 살짝 더 졸여서 보냈어.

밥 위에 쓱쓱 비벼 먹기 좋게 말이여. 이거 하나면 밥 한 공기 뚝딱이제.

몸도 마음도 노곤한 오후에 따뜻한 향신료가 위로가 되기를 바라면서…

🥬 묵은지볶음

요즘 따라 김치도 잘 안 먹는다 하더니, 묵은지 볶음은 잘 먹더라.

묵은지 살짝 들기름에 볶아 고소함 살리고, 살짝 매콤하게 양념해 감칠맛을 더했지.

밥도둑이 따로 없제.

🍎 아삭한 사과

후식으론 달콤한 사과 한 조각.

입가심도 되고, 잠깐이라도 상큼한 기분 들라고 썰어 넣어봤어.

익어가는 가을의 맛이 고스란히 담겼을 거여.

점심시간, 회사 책상 앞에 앉아 잠깐이라도 웃으면서 뚜껑을 열어보길 바랐어라.

밥 한 숟갈에, 반찬 하나하나에 아빠 마음이 담겼단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겄다.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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