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밥 도시락

도시락
2025년 12월 10일, 오늘도 우리 딸 도시락

🍱 2025년 12월 11일, 오늘도 우리 딸을 위한 점심 도시락

새벽 공기가 제법 차가워졌어요. 부엌 창문을 살짝 열어놓고 숨을 들이마셨는데, 겨울이 문턱을 넘었구나 싶더라구요.
딸이 출근 준비하는 소리에 나도 부스스 눈을 떴지요.

“아빠, 오늘도 도시락 싸줘야제~”
그 말 한마디에 피곤한 눈이 스르르 풀려부러요.

오늘 밥에는 단호박을 넣었어요.
밤새 쪄놓은 단호박을 얇게 썰어, 고소한 잡곡밥 위에 얹어줬지요.
달큰하고 부드러운 단호박은 피곤한 딸 속을 살살 달래줄 거라 믿었어요.

“너 바쁠 때는 밥 한 숟갈 넘기기도 힘들잖냐, 이건 좀 더 잘 넘어갈 거여~”
혼잣말처럼 중얼이며 밥을 곱게 담았어요.

냉장고에 있던 새우랑 오징어를 꺼내서, 양파랑 피망이랑 같이 달달 볶아봤어요.
해산물은 금방 익으니까 센 불에 후다닥,
양파의 단맛이 퍼질 때쯤 간장 한 숟갈, 참기름 몇 방울 톡톡.

“이거 먹고 오후엔 기운 나겠지?”
바쁜 회의에 치여 허둥댈 딸을 생각하니,
조금이라도 든든했으면 하는 마음에 양도 넉넉히 담았어요.

국은 배추랑 미역, 두부 넣고 끓인 된장국이에요.
된장 풀 때마다 엄니 생각이 나요.
어릴 때 내 도시락에도 꼭 이런 국이 들어 있었거든요.

김치는 뭐 말할 것도 없지요.
딸이 좋아하는 아삭한 포기김치, 시원하게 익은 걸로 챙겨 넣었어요.

딸이 점심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피식 웃음 한 번 지으면 참 좋겠어요.
"우리 아빠, 오늘도 뭐 별 걸 다 챙겼네~" 하고.

아버지 마음이란 게 참 단순해요.
그냥, 잘 먹고, 건강했으면. 그거면 되는 거지요.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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