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 공기는 싸늘했지만, 부엌 불을 켜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딸아이 도시락을 싸는 시간이, 하루 중 제일 포근한 시간이거든요.
“아빠, 어제 도시락 진짜 맛있었어. 아보카도 샐러드 그거 또 해줘~”
퇴근하고 지친 목소리였지만, 그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쿵, 하고 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오늘 도시락은 딸이 좋아하는 아보카도 샐러드 샌드위치로 정했어요.
아보카도에 오이, 달걀, 파프리카를 송송 썰어 넣고, 마요네즈랑 요거트로 부드럽게 버무렸죠.
그 위에 싱싱한 토마토 한 조각,불고기버거,상추랑 깻잎을 겹겹이 올리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통밀 바게트로 덮어 고정했어요.
“샌드위치라고 허전하겠냐~” 싶어서
디저트로는 잘 익은 귤이랑 사과도 곁들였어요.
사과는 갈변 안 나게 살짝 레몬즙도 묻혀놨어요.
이거 먹고 오후에도 기운 차렸으면 좋겠어서요.
한 입 베어 물면 아보카도 샐러드의 고소한 맛,
싱그러운 채소의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면서
딸 얼굴에 피어날 웃음을 상상했어요.
“밥 먹었니?” 대신
“이거 먹고 힘내라잉~”
하는 마음을 도시락에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