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오늘도 딸을 위한 따뜻한 도시락
오늘도 새벽 공기가 유난히 선선했습니다. 창문을 조금 열어두니, 이슬 맺힌 바람이 살며시 거실로 스며들더군요. 딸아이 출근 시간에 맞춰 도시락을 싸기 위해 부엌으로 향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반찬으로 너의 점심 시간을 따뜻하게 채워줄까.’
오늘 도시락엔 부대찌개 한 그릇 분량을 넉넉히 담았습니다. 소시지와 두부, 어묵, 그리고 대파까지 알차게 넣고는 국물 맛을 깊게 내려고 한참을 끓였지요. 너는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걸 유난히 좋아하니까요.
버섯볶음은 내가 특히 정성 들인 반찬이에요. 표고, 새송이, 느타리를 한데 모아 향을 살리고, 자주색 양파를 살짝 곁들여 단맛을 더했죠. 기름도 많이 쓰지 않고, 살짝만 볶았으니 담백하면서도 씹는 맛이 살아있을 거야.
김치는 적당히 익은 묵은지로 준비했어. 부대찌개 국물에 살짝 곁들이면 느끼함도 덜어지고, 너의 입맛에도 맞을 테지.
후식으로는 잘 익은 체리를 몇 알 담았어. 너 요즘 일도 많고 피곤하다 했잖니. 점심 먹고 나서 단 거 하나 입에 넣으면, 잠시라도 힘이 날까 싶어서.
그리고, 오늘은 오이 넣은 물도 따로 챙겼어. 더운 날씨에 조금이라도 갈증이 덜하라고. 오이향이 은은하게 배어들어, 네 하루가 조금은 시원했으면 좋겠구나.
딸아, 네가 도시락통을 열고 이 반찬들을 마주하는 그 순간, 부디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으면 해. 밥 위에 얹은 버섯 한 조각에도, 체리 하나에도, 너를 생각한 내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