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보니 오늘 올림

🥗 8월 19일, 딸을 위한 여름 도시락
“오늘도 더울 텐디, 시원한 거 좀 싸줘야 쓰것다.”
요즘처럼 습하고 무더운 날씨엔
음식도 마음도 쉽게 지치기 쉬운 법이지라.
그럴 때일수록 더 정성껏, 더 가볍고 산뜻하게 챙기고 싶다.
오늘 도시락은 밥쌈 롤, 자두, 그리고 오이물 한 병.
기름진 반찬보다 촉촉한 채소와 과일로
딸아이 속도, 마음도 시원하라고 준비해봤다.
밥쌈 롤
통통한 새우 다짐육을 마늘,부추 와 함께 볶아서 고소하게 간하고
양배추는 살짝 데쳐서 아삭함을 살리고
깻잎은 향긋하게, 밥은 차지게 지어
쌀국수 라이스페이퍼에 또르르 말아봤다.
“김밥보다는 덜 무겁고, 한입에 쏙 들어가는 게 딱 좋을 거 같드라.”
겉은 얇고 투명하지만 속은 든든한 이 한 입에
아빠의 작은 배려도 들어 있당께.
자두 & 오이물
옆칸엔 자두 반쪽씩 넣었지라.
요즘 제철이라 물기 촉촉하고 단맛도 좋다.
입이 텁텁할 때 하나씩 집어먹으면
입안도, 기분도 환해질 거 같아서 말이여.
그리고 챙긴 오이물 한 병.
오이 얇게 썰어 넣고 얼음 띄워서
냉장고에 하룻밤 두었더니
그 시원한 향에 나까지 기분이 정리되더라고.
“이래놓고 딸내미가 도시락 뚜껑 열었을 때
조금이나마 기운 내면 그걸로 됐지.”
내일도 딸을 위해 마음 시원한 도시락 싸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