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므라이스 점심

도시락

소고기 무우국, 오므라이스, 그리고 아빠의 아침

오늘 도시락은
소고기 무우국 한 가득,
그리고 케찹으로 웃음 지은 오므라이스 한 덩이.
김치는 빠지면 섭섭하니 구석에 살짝 얹어줬다.

아침 다섯 시, 깜깜한 부엌 불부터 켜고
무 썰기 시작했지.
시원하게 우려낸 국물에 소고기 넣고 푹푹 끓여줬어.
어릴 적 감기 걸릴 때마다 해주던 그 맛,
딸내미 지금은 감기 안 걸려도, 속 따숩게 먹으라고.

오므라이스는
어제 저녁 남은 햄이랑 야채 송송 썰어 볶아놨다가
계란으로 폭 싸맸지.
조금 터져도 괜찮다, 집밥은 원래 그런 거여.
케찹으로 웃는 얼굴 그려주니,
괜히 내가 먼저 웃게 되더라.

밥통 옆에 도시락통 두고
“딸, 밥 꼭 챙겨묵어라잉~” 하고 메모 한 줄 써놓고 나왔어라.
회사에서 바쁠 텐디,
점심시간만큼은
따뜻한 국 한 숟갈에 잠시라도 힘 좀 났으면 싶다.

내일은 뭐 싸볼까나.
달걀말이에 멸치볶음?
그래도 좋지.
하루하루 도시락 싸면서
딸 걱정도 덜고, 마음도 차분해진다잉.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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