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떡소떡 사이에 껴 넣은 마음》
오늘은 오랜만에 도시락을 챙겼다.
딸애가 며칠 바빠서 아침에도 얼굴 보기 힘들었는데,
“아빠, 내일은 도시락 좀 부탁해요.”
조용히 말하고 가는 그 한마디가 어찌나 고맙던지.
요즘 환절기라 그런지 입맛도 시큰둥할까 싶어서
오늘은 살짝 특별한 메뉴로 준비해봤다.
딸애가 좋아하는 소떡소떡,
그리고 부드럽게 구워낸 소고기 미니 스테이크.
거기다 향이 좋은 버섯도 곁들여봤다.
밥은 귀리 넣은 잡곡밥,
꼬들꼬들하니 씹을 때마다 고소함이 돌아서
한입 한입 천천히 먹기 좋을 거라 생각했다.
김치는 늘 그렇듯 딸애가 좋아하는 묵은지 쪽으로
살짝 볶아 넣었다. 비벼 먹어도 맛있을 거여.
디저트는 탱글탱글한 포도,
그리고 입가심으로 곁들인 오이 슬라이스 물.
시원하게 한 모금 마시면
속도 마음도 좀 정돈될 거 같더라고.
도시락 열었을 때,
“어, 아빠가 오늘 좀 신경 썼네?”
하고 웃어줬으면 싶다.
소떡소떡 하나하나 꽂으면서
문득 생각났다.
딸이 어릴 적, 소시지 하나만 있어도 잘 먹고 잘 웃었는데…
이제는 회사 다니느라 바빠서
점심시간에도 겨우 10분 남짓 앉아먹는다 하더라.
그 짧은 시간이라도 따뜻한 밥 한입, 맛난 반찬 한입에
힘이 났으면 좋겠다 싶어서
정성껏 준비했다.
‘우리 딸, 오늘도 잘 버텨내고 있겠지?’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