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을 위한 오늘의 도시락 – 속이 편안한 날이 되기를 바라며
오늘 아침도 어김없이 눈을 떴다. 해 뜨기 전의 부엌은 고요하고, 찬 공기는 제법 겨울 기운이 묻어났다. 그래도 마음은 따뜻하다. 오늘은 속 편하게, 몸에도 좋은 걸로 도시락을 준비해주고 싶었다.
먼저, 양배추를 찹찹 썰어 살짝 데쳤다. 아삭한 식감은 남기고, 부담은 덜어주는 그 느낌. 양배추는 속을 편하게 해주는 채소라 딸아이한테 꼭 챙겨주고 싶은 반찬이다. 참기름 한 방울에 깨소금 뿌려 묵직한 두부와 곁들이면, 별다른 양념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이제.
두부는 부서지지 않게 도톰하게 썰어, 겉만 노릇하게 지졌다. “아빠, 이거 식어도 맛있어” 했던 말이 생각나서 괜스레 웃음이 났다. 괜찮은 두부는 식어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거든.
그리고 오늘의 메인 반찬은 제철 굴전. 요즘이 딱 굴이 실할 때잉. 굴은 깨끗이 씻어서 물기 빼고, 계란 입혀 노릇하게 부쳤다. 냄새도 좋고, 바다향이 그득하니… 내가 먹어도 기운이 솟는디, 딸은 더 그렇겄지.
마지막 칸엔 사과랑 키위. 사과는 달큰하고, 키위는 새콤하니 입가심으로 딱이다. 깍아서 가지런히 담고 나니, 이 도시락통 하나에 계절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것 같더라.
점심시간, 잠시라도 이 도시락을 보며 딸아이가 미소 지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뚜껑을 닫았다. “딸, 오늘도 잘 먹고 힘내잉~” 속으론 그 말 하나만 반복했다.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