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댁 가지무침

시골로 올라온 가지!

점심 도시락
아빠의 도시락 일기 - 할머니댁 가지 편

할머니댁 가지로 만든 따뜻한 도시락

며칠 전, 시골 할머니댁에 다녀왔습니다.
텃밭 구석구석 돌보시던 할머니께서 "이거 서울 가서 먹어보소잉~" 하시며 한 아름 가지를 건네주셨어요.
햇볕 아래 통통하게 자란 보랏빛 가지는, 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촉촉한 정이 묻어나더라고요.

그걸 냉장고 속에 곱게 두었다가 오늘 꺼내 들었지요.
딸애 도시락 반찬으로 해줘야겠다 싶어서요.

김 오른 찜기에 가지를 조심스레 올리고,
부드럽게 익힌 후 간장에 마늘, 들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쳐냈어요.
쪽파도 솔솔 뿌려 향긋하게 마무리했지요.
할머니 손맛 따라갈 순 없어도, 마음만은 꼭 닮고 싶었습니다.

밥은 잡곡밥으로.
쫀득한 밥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고,
가지무침과 함께 먹으면 입안 가득 고소하고도 부드러운 맛이 돌지요.

반찬통엔 돼지고기와 파프리카 볶음, 가지 볶음도 하나씩 채워넣고
후식으론 노랗게 잘 익은 파인애플도 몇 조각 곁들였어요.
바쁜 딸애가 잠깐이라도 미소 지을 수 있길 바라면서요.

할머니의 손길, 아빠의 마음, 그리고 딸의 한 끼가
도시락통 안에서 소박하게 만났습니다.

그래,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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