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전

도시락
도시락
소고기전 넣은 날 - 아버지의 도시락

🌿 오늘의 아버지 도시락 이야기 — “소고기전 넣은 날”

해가 막 떠오르기 시작할 무렵, 부엌에 불을 켰다.
딸내미 출근 시간 맞춰 도시락을 싸려면, 이 아부지는 늘 하루를 조금 서둘러 살아야 혀.

오늘은 아침부터 고기 냄새가 집 안 가득 퍼졌당께.
냉장고에 며칠 전부터 준비해 둔 한우 불고깃감을 꺼내서, 하나하나 넓게 펴 고운 계란물 입혀 부쳤다.
소고기전. 딸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이제. 고기 반죽 사이사이에 부추랑 양파도 살짝 넣었당께, 씹을 때마다 달큰하고 향긋허니 퍼질 거라 믿는다.

“아부지~ 오늘은 뭐 싸셨어요?”
매일은 못 물어보지만, 가끔 퇴근길에 딸애가 물어볼 때 그 한마디에 맘이 괜히 뿌듯해진다.

오늘 도시락은 요로코롬 챙겼지.

  • 소고기전 — 고소허니 따뜻한 마음까지 들어간 한 점 한 점
  • 열무김치 — 우리 마누라 손맛 그대로, 아삭허고 칼칼한 그 맛
  • 잡곡밥 — 속이 편해야 하루도 든든허제
  • 콩나물무침 — 간은 심심허게, 식감은 아삭허게
  • 청사과 — 입가심으로 시원털털하니

아침마다 이 도시락 하나로 딸애가 점심시간에 피식 웃어줬음 좋겄다.
일은 바쁘고, 사람은 지치고, 그래도 도시락 뚜껑 여는 순간만큼은 따뜻했음 허지.

그려, 세상 부러울 거 없는 스테이크도 좋지만,
아부지가 새벽에 이마에 땀 맺히면서 부친 소고기전도,
그 못지않게 귀하고 값진 음식이란 걸 딸애도 알아줬음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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