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떡소떡 도시락, 가을을 닮은 아버지의 마음
아침에 눈을 뜨니 창문 밖으로 바람이 살랑살랑 불더라. 조금 선선해진 걸 보니, 딸아이가 좋아하는 가을이 오고 있는갑다. 출근 준비로 바쁠 딸을 생각하며 조용히 부엌으로 향했지.
오늘 도시락은 뭘로 해줄까, 잠깐 고민했어. 지난번엔 볶음밥이었고, 그 전엔 김밥. 오늘은 조금 색다르게 해보고 싶더라. 그래서 준비한 메뉴는 바로 소떡소떡, 간장소스로 맛낸 삼겹살 구이, 그리고 후식으로 달콤한 배.
소떡소떡
떡과 소시지를 번갈아 끼워서 노릇노릇 구워줬지. 노란 파프리카랑 빨간 파프리카도 사이사이 넣어 색깔도 예쁘게 맞춰줬어. 매콤한 고추기름이 들어간 양념장을 발라서 입맛 살리게 했고.
간장 삼겹살 & 버섯
기름기 쫙 빼고 간장 베이스 양념에 마늘, 후추 톡톡 쳐서 구워줬더니 고소한 냄새가 부엌 가득 퍼지더라고. 옆에는 버섯도 같이 구워서 담백하게 곁들였지. 딸아이가 요즘 소화가 좀 안 된다 하길래, 기름진 고기는 줄이고 버섯으로 밸런스를 맞춰봤어.
후식은 배
아삭하고 달큰한 배. 도시락 다 먹고 입가심으로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아서 얇게 썰어 담아뒀어. 이맘때 배가 제일 맛있제.
잡곡밥
쌀밥은 오늘도 반반 섞은 잡곡밥. 너무 퍽퍽하지 않게,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한 그릇 꼭꼭 눌러 담았지.
딸아이가 점심시간에 이 도시락 뚜껑 열고 잠깐이라도 웃었으면 좋겄다. 아빠가 또 이런 걸 해놨네~
하면서 말이지. 그 모습 상상만 해도 내 마음이 따뜻허다.
내일은 또 무슨 반찬을 싸줄까. 계절 따라 바뀌는 재료처럼, 딸의 하루도 날마다 싱그럽길 바라며...
내일도 따뜻한 마음을 담아 싸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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