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삼겹 숙주볶음, 단호박 견과류 동그랑땡, 달걀까지. 잘 먹어야 오후 공부도 잘된다.
내가 나에게 싸는 도시락, 잘 먹어야 오후 공부도 잘된다
오늘도 아침에 나를 위한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요즘 도서관에 올 때는 책이나 노트만 챙기는 것이 아니다.
도시락도 꽤 정성스럽게 챙겨 온다.
오늘 메뉴는 우삼겹 숙주볶음,
그리고 단호박과 견과류를 섞어 만든 동그랑땡이다.
여기에 김치와 김도 챙기고,
후식으로 귤 하나도 넣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달걀이다.
60이 넘어가니 예전보다 단백질 섭취를 조금 더 신경 쓰게 된다.
그래서 도시락을 쌀 때마다
“오늘 단백질은 충분한가?”를 한 번쯤 생각해본다.
우삼겹도 있고 동그랑땡도 있지만
그래도 달걀 하나는 꼭 챙긴다.
오늘의 점심 도시락
- 잡곡밥
- 우삼겹 숙주볶음
- 단호박·견과류 동그랑땡
- 삶은 달걀
- 김치
- 김
- 후식 귤
오늘 도시락을 펼쳐놓고 보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는 건가, 도시락 먹으러 오는 건가?”
옆에서 도시락을 드시는 분들을 보면
밥에 반찬 두 가지 정도를 소박하게 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 도시락을 보면
반찬도 이것저것 있고,
달걀도 있고,
후식까지 있다.
혼자 생각하다 웃음이 났다.
그렇다고 도시락을 줄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오히려 나는 잘 먹어야 오후도 잘 보낼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배가 고프면 집중도 잘 안 되고,
괜히 피곤해지고,
책을 읽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생각한다.
도시락도 공부 준비의 일부다.
아침에 조금 일찍 움직여 밥을 담고,
반찬을 챙기고,
달걀 하나 넣고,
과일까지 챙겨 오는 것.
이 과정 자체가 오늘 하루를 잘 보내기 위한 준비다.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점심시간이 되면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펼친다.
천천히 먹고 나면
기분도 조금 좋아지고 힘도 다시 생긴다.
그리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간다.
오늘 오후에도 할 일이 있다.
읽을 것도 있고, 생각할 것도 있고, 써야 할 것도 있다.
그래서 오늘도 아침에 정성껏 준비한 도시락을 잘 먹었다.
잘 먹었으니 오후에도 열심히 해볼란다.
어쩌면 인생 후반에는
거창한 결심보다 이런 하루가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잘 먹고,
조금 걷고,
책을 읽고,
무언가를 배우는 하루.
오늘도 그렇게
내가 나에게 도시락을 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