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게 싸는 도시락, 양배추말이 한 끼
오늘 도시락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 소박하게 준비했다.
거창한 요리는 아니지만, 직접 만들고 도시락통에 하나씩 담다 보면 이상하게 한 끼가 꽤 근사해진다.
오늘의 주인공은 잡곡밥 양배추말이다.
잡곡밥에 어묵볶음과 게맛살을 넣고, 살짝 익힌 양배추로 돌돌 말았다. 김밥처럼 반듯하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한입씩 먹기 좋고, 양배추의 부드러운 식감과 볶은 어묵이 제법 잘 어울렸다.
남은 어묵볶음과 게맛살도 도시락 한쪽에 함께 담았다. 도시락을 싸다 보면 꼭 모든 음식을 새로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있는 반찬을 조금 다르게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곁들임으로는 가지나물을 준비했다. 부드러운 가지나물은 볶음 요리와 함께 먹으면 입맛을 한 번 정리해준다.
그리고 후식은 사과.
껍질을 벗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작은 통에 담았다. 밥을 먹고 마지막에 아삭한 사과 몇 조각을 먹으면 한 끼가 깔끔하게 끝난다.
오늘 도시락
- 잡곡밥 양배추말이
- 어묵볶음
- 게맛살
- 가지나물
- 사과
도시락을 싸면서 요즘 자주 드는 생각이 있다.
잘 먹는다는 것이 꼭 좋은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
집에 있는 재료로 내가 먹을 음식을 직접 준비하고, 적당한 양을 도시락통에 담아 천천히 먹는 것도 나를 돌보는 방법이다.
젊었을 때는 한 끼를 그냥 때우는 날도 많았지만, 이제는 평범한 한 끼도 조금 다르게 보인다.
아침에 도시락을 준비하고, 점심시간에 뚜껑을 열어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작은 일상이 하루를 꽤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도 화려하지 않게,
내가 내게 도시락을 쌌다.
그리고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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