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AI 비서는 얼마나 쓸모가 있었을까
Santiago Brain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기대가 컸다.
오늘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목표와 프로젝트를 기억하고,
내 생각을 정리해주고,
중요한 일정은 문자로 알려주는 AI.
이런 기능들이 하나로 연결되면 꽤 쓸 만한 개인 비서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생각했던 것과 다른 점도 많았다.
어떤 기능은 기대 이상으로 유용했고,
어떤 기능은 거의 쓰지 않았고,
어떤 기능은 만들 때보다 운영하면서 더 많은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Santiago Brain을 실제로 써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가장 자주 보는 화면은 역시 ‘오늘’이었다
앱을 만들면서 여러 메뉴를 만들었다.
목표, 프로젝트, 할 일, 결정일지, 회고, 지식창고.
하지만 실제로 가장 자주 보는 화면은 단연 오늘이다.
결국 하루를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오늘 화면에도 많은 정보를 넣으려고 했다.
목표 진행률도 보여주고,
프로젝트 상태도 보여주고,
완료한 일도 보여주고,
미완료한 일도 다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 화면이 너무 복잡해졌다.
그래서 점점 줄였다.
오늘 꼭 필요한 것만 보이게 했다.
오늘 할 일,
마감 지난 중요한 일,
다가오는 일정,
우선순위 높은 일.
실제로 써보니 이것이 훨씬 편했다.
기능이 많다고 자주 쓰는 것은 아니었다
앱을 만들다 보면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실제 사용에서는 자주 쓰는 기능이 따로 있었다.
오늘 할 일 확인,
프로젝트 진행 상황 보기,
아이디어 저장,
브레인 대화,
일정 확인.
이런 기능은 자주 사용했다.
반면 기능을 만들어두었지만 손이 잘 가지 않는 것도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느꼈다.
필요한 기능과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다르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
“이걸 정말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사용할까?”
를 먼저 생각하려고 한다.
목표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었다
목표 기능을 만들 때는 여러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었다.
하지만 목표가 많아지면 오히려 집중이 흐려졌다.
그래서 중요한 목표는 적게 두고,
그 목표 아래 실제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방식이 더 좋았다.
목표는 방향을 보는 곳이고,
오늘은 행동을 보는 곳이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했다.
프로젝트는 ‘완료 조건’이 있어야 쓸모가 있었다
프로젝트를 만들 때 제목만 있으면 애매했다.
예를 들어
“유튜브 운영”
이라고만 하면 언제 끝나는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프로젝트에는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상태가 되면 완료인지,
중간에 어떤 마일스톤이 필요한지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제로 이 기준이 있는 프로젝트는 진행 상황을 보기 쉬웠다.
반대로 완료 조건이 없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 중”으로 남아 있었다.
브레인 대화는 단순 질문보다 생각 정리에 더 유용했다
Santiago Brain에서 내가 가장 기대했던 기능 중 하나가 브레인 대화였다.
실제로 사용해보니 단순한 정보 질문보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판단할 때 더 가치가 있었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야 할까?”
“이 아이디어를 실제로 추진할 가치가 있을까?”
“지금 내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바꿔야 할까?”
이런 질문을 할 때 유용했다.
일반대화로 생각을 넓히고,
브레인검토로 현실성을 보고,
필요하면 반대입장검토로 약점을 찾는 방식이 꽤 잘 맞았다.
반대입장검토는 의외로 중요했다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는 쉽게 긍정적이 된다.
나도 마찬가지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하고 싶어진다.
그런데 반대입장검토를 해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들거나,
비용이 생각보다 크거나,
이미 비슷한 일을 하고 있거나,
지금 당장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보인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한 번 흔들어보는 과정이 도움이 됐다.
AI가 결정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결정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일정 자동화는 편했지만 가장 예민한 기능이었다
Google Calendar와 Google Tasks를 연결하고,
아침과 오후에 일정 브리핑을 받는 기능은 실제로 꽤 유용했다.
앱을 열지 않아도 일정을 먼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가장 오류가 잘 보이는 기능이기도 했다.
오늘과 내일 일정이 두 개인데 하나만 오기도 했고,
이미 끝난 할 일이 계속 우선순위에 나오기도 했다.
문자 자체가 안 오는 날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자동화 기능은
한 번 잘되는 것보다 계속 정확하게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는 것을 알게 됐다.
AI 비서는 ‘먼저 알려주는 것’에서 가치가 생겼다
일반적인 AI는 내가 질문해야 답한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비서는 조금 달랐다.
아침이 되면 먼저 알려주고,
오후가 되면 다시 점검해주고,
마감이 지난 일이 있으면 눈에 띄게 보여주는 것.
이런 기능이 있어야 비서라는 느낌이 난다.
그래서 Santiago Brain의 방향은 점점
“질문하면 답하는 AI”
보다는
“필요한 때 먼저 챙겨주는 AI”
쪽으로 가고 있다.
기록은 많이 하는 것보다 다시 보는 것이 중요했다
결정일지, 오늘의 기록, 회고 같은 기능을 만들면서 느낀 점도 있다.
기록만 계속 쌓이면 의미가 줄어든다.
중요한 것은 다시 보는 것이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한 달 전에 무엇을 고민했는지,
어떤 프로젝트가 계속 미뤄지고 있는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기록 기능은 저장 자체보다
나중에 다시 연결해서 보여주는 기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내가 쓰는 앱’이라는 점이다
Santiago Brain을 만들면서 계속 기준으로 삼은 것이 있다.
이 앱은 많은 사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다.
우선은 내가 실제로 쓰기 위한 앱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한 기능이라도
내가 쓰지 않으면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
반대로 아주 작은 기능이라도
내가 매일 불편하게 느끼면 수정할 가치가 있다.
이 기준 덕분에 기능을 조금씩 줄이고 정리할 수 있었다.
예산을 아끼는 방향도 계속 유지했다
개발을 계속하다 보면
“이 기능도 만들자.”
“이 서비스도 연결하자.”
라는 생각이 계속 생긴다.
하지만 기능이 늘어나면 비용도 늘어난다.
AI API 비용,
Replit 운영비,
데이터베이스 비용,
문자 발송비,
외부 서비스 이용료.
그래서 계속 한 가지 원칙을 유지했다.
필요한 기능부터 만들고, 실제로 쓰는 기능에만 돈을 쓴다.
무료나 저비용으로 가능한 것은 최대한 활용하고,
비싼 기능은 정말 필요한지 먼저 확인했다.
이 방식은 단순히 돈을 아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앱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지는 것을 막아줬다.
직접 만들면서 내 생각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Santiago Brain을 만들기 전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일단 해보고 싶은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먼저 질문한다.
이것은 목표인가, 프로젝트인가, 그냥 아이디어인가?
정말 지금 해야 하는가?
완료 기준은 무엇인가?
필수 할 일은 무엇인가?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
실패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앱을 만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생각하는 방식을 하나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Santiago Brain은 아직 완성된 시스템이 아니다.
일정과 할 일 연동은 더 정확해져야 한다.
문자 브리핑도 안정성이 더 필요하다.
브레인 대화가 이전 결정과 기억을 더 정확하게 활용하도록 개선할 필요도 있다.
오래된 데이터 정리,
중복 방지,
자동 회고,
검색,
비용 최적화도 계속 손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능이 늘어날수록 사용법이 복잡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만들고 싶은 방향
앞으로 Santiago Brain을 더 발전시킨다면
단순히 기능을 많이 추가하는 방향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내가 말한 것을 더 잘 기억하고,
필요한 과거 결정을 찾아주고,
오늘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프로젝트가 멈춰 있으면 알려주고,
중요한 일정은 놓치지 않게 해주고,
필요할 때는 반대 의견도 제시해주는 AI.
즉,
나를 대신해서 사는 AI가 아니라, 내가 더 잘 생각하고 실행하도록 돕는 AI다.
60대에 내가 이런 앱을 만들 줄은 몰랐다
Santiago Brain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었다.
예전에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개발자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AI가 생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모르는 것은 물어볼 수 있고,
오류는 같이 찾을 수 있고,
아이디어는 바로 시험해볼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전문 개발자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필요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AI에게 설명하고,
실제로 사용하면서 고칠 수는 있게 됐다.
나에게 이것은 꽤 큰 변화다.
Santiago Brain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Santiago Brain은 계속 수정되고 있다.
오늘 잘되던 기능이 내일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생활에 맞게,
조금씩 고치고,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은 더하는 것.
이 과정 자체가 Santiago Brain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만의 AI 비서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Santiago Brain은 나를 대신해서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내가 더 잘 생각하고 더 잘 살아가기 위해 만든 두 번째 머리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이다.
그것이 이 프로젝트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