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넓히고, 의심하고, 결정으로 이어가는 대화 구조
처음 ChatGPT를 사용할 때는 주로 질문을 했다.
궁금한 것을 묻고,
글을 다듬고,
아이디어를 얻고,
정보를 정리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유용했다.
그런데 Santiago Brain을 만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답을 잘해주는 AI”**가 아니었다.
내 생각을 같이 검토하고,
때로는 의심하고,
실제로 추진할 만한지 판단하고,
필요하면 프로젝트로 연결해주는 AI가 필요했다.
그래서 브레인 대화를 세 가지 방식으로 나누게 됐다.
일반대화, 브레인검토, 반대입장검토.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AI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같은 대화를 어떤 관점으로 이어가느냐에 더 가깝다.
일반대화는 생각을 자유롭게 꺼내는 단계다
처음부터 모든 대화를 무겁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이런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60대 사람들을 위한 인문고전 유튜브를 하면 어떨까?”
이때 바로 사업계획을 만들거나 프로젝트를 생성할 필요는 없다.
그냥 이야기를 시작하면 된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할지,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재미있을 것 같은지.
이런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이 단계가 일반대화다.
내 생각을 먼저 밖으로 꺼내는 과정이다.
일반대화 중에 ‘이건 한번 검토해볼 만하다’는 순간이 온다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조금씩 구체화된다.
처음에는 막연했던 생각이 어느 순간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뀐다.
“이걸 실제로 할 수 있을까?”
“시간이 얼마나 들까?”
“비용은 얼마나 필요할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일과 충돌하지 않을까?”
이때부터는 일반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브레인검토로 넘어간다.
중요한 점은 새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눈 일반대화를 그대로 가지고 다음 단계로 이어간다.
브레인검토는 ‘좋은 생각인가?’보다 ‘실제로 가능한가?’를 본다
브레인검토에서는 아이디어를 조금 더 냉정하게 본다.
예를 들어 인문고전 유튜브라면 이런 것을 검토할 수 있다.
내가 지속적으로 영상을 만들 수 있는가.
콘텐츠 소재는 충분한가.
내가 가진 경험과 연결할 수 있는가.
블로그나 전자책과 함께 운영하면 시너지가 있는가.
시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
기존에 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와 충돌하지 않는가.
브레인검토는 무조건 칭찬하는 단계가 아니다.
반대로 무조건 문제를 찾는 단계도 아니다.
가능성과 현실성을 균형 있게 보는 단계다.
검토 결과 가능성이 없으면 여기서 끝낼 수도 있다
모든 아이디어가 프로젝트가 될 필요는 없다.
브레인검토를 해보니 시간 대비 효과가 너무 적을 수도 있다.
이미 비슷한 프로젝트가 너무 많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추진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여기서 끝내면 된다.
아이디어로 저장할 수도 있고,
자료를 더 모으기로 할 수도 있고,
당분간 보류할 수도 있다.
이것도 하나의 좋은 결과다.
Santiago Brain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지 않을 것을 골라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능성이 있으면 일부러 반대편에서 다시 본다
브레인검토를 해봤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바로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될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생각에는 쉽게 낙관적이 된다.
그래서 Santiago Brain에는 반대입장검토가 필요했다.
반대입장검토에서는 일부러 반대편에 선다.
“이걸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실패한다면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내가 너무 좋게 보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
“비용이 예상보다 많이 들 가능성은?”
“3개월 뒤에 내가 지쳐서 포기할 가능성은?”
“더 단순한 방법은 없는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반대입장검토는 결정을 방해하는 기능이 아니다
처음에는 반대입장검토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목적은 아이디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괜찮은 아이디어를 더 튼튼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매주 유튜브 영상을 3편 올리겠다”는 계획이 있다고 해보자.
브레인검토에서는 가능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입장검토에서 보면 문제가 보일 수 있다.
원고 작성, 촬영, 편집, 썸네일, 업로드까지 혼자 한다면 매주 3편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면 계획을 바꿀 수 있다.
주 3편이 아니라 주 1편으로 시작한다.
영상 하나를 블로그 글과 함께 활용한다.
처음 4주는 실험 기간으로 둔다.
이렇게 하면 아이디어를 포기하지 않고 더 현실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대화의 흐름은 단순하다
Santiago Brain에서 내가 생각하는 기본 흐름은 이렇다.
일반대화 → 필요하면 브레인검토 → 가능성이 있으면 반대입장검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대화가 이 순서를 반드시 다 거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간단한 질문은 일반대화에서 끝나면 된다.
조금 중요한 생각은 브레인검토까지 갈 수 있다.
실제로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중요한 결정이라면 반대입장검토까지 가는 것이 좋다.
즉, 중요한 결정일수록 검토의 깊이를 늘리는 구조다.
단계마다 별도의 복잡한 메뉴는 만들지 않았다
처음에는 각 단계가 끝날 때마다 여러 버튼을 둘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브레인검토가 끝나면
“반대입장검토”, “자료 추가”, “보류” 같은 버튼을 둘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대화가 너무 절차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더 단순하게 생각했다.
대화는 그냥 이어간다.
필요하면 사용자가 브레인검토를 선택하고,
또 필요하면 반대입장검토로 바꾼다.
그리고 어느 단계에서든 중요한 결과가 나오면 필요한 것만 저장한다.
결정일지에 저장
아이디어로 저장
기억으로 저장
이 세 가지 정도면 충분하다고 봤다.
대화가 끝나면 끝이다
이 부분도 중요하다.
한 대화에서 일반대화, 브레인검토, 반대입장검토를 이어갔다고 해서 다음 대화까지 계속 그 맥락을 강제로 이어갈 필요는 없다.
대화를 끝내고 새 대화를 시작하면 다시 일반대화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대화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다만 이전에 결정일지나 기억으로 저장한 중요한 내용은 필요할 때 다시 참고할 수 있다.
이 구조가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AI에게 무조건 결정을 맡기고 싶지는 않았다
Santiago Brain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하나 있다.
AI가 결정을 대신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AI는 자료를 정리할 수 있다.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다.
위험을 찾을 수 있다.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선택은 내가 해야 한다.
프로젝트로 추진할지,
자료를 더 찾아볼지,
아이디어로 남겨둘지,
보류할지는 결국 내 결정이다.
그래서 나는 Santiago Brain을 자동 결정 시스템보다는 판단을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만들고 있다.
브레인 대화의 진짜 목적
결국 브레인 대화의 목적은 답을 받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생각을 꺼내고,
그 생각을 검토하고,
일부러 반대편에서 다시 보고,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일반 ChatGPT 대화와 Santiago Brain의 브레인 대화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다.
AI에게 정답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AI를 내 생각을 점검하는 두 번째 머리처럼 사용하는 것.
그래서 이름도 Santiago Brain이다.
다음 글 예고
5편 — 목표·프로젝트·할 일을 어떻게 연결했는가
다음 글에서는 Santiago Brain에서 가장 많이 고민했던 구조 중 하나인
목표 → 프로젝트 → 마일스톤 → 필수 할 일 → 오늘 실행
이 흐름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특히 프로젝트 진행률을 무엇으로 계산할지,
필수 할 일을 왜 따로 만들었는지,
같은 일이 두 번 계산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처럼 실제로 만들면서 부딪힌 문제들도 함께 이야기해보겠다.
